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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경제수업 양극화…'서울 82% vs 전남 33%'
고교 경제수업 양극화…'서울 82% vs 전남 33%', 위기의 경제교육 (2) 불평등한 교육 기회 선택하는 학생 숫자 적으면 고교에서 아예 개설도 안해 배울 수 있는 기회 원천차단 금융 이해력 격차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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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서울과 지방 간에는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교육 자료의 접근성, 프로그램의 다양성, 학부모와 교사의 경제교육에 대한 인식 등 여러 요소가 지역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 글에서는 서울과 지방의 경제교육 현황을 비교 분석하고, 그 차이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들을 알아보겠습니다.
교육 자료의 접근성과 질: 서울이 앞서고 있는가?
서울은 정보와 자원의 중심지답게 경제교육을 위한 자료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서울 소재 공공기관과 민간 교육업체들은 다양하고 체계적인 경제교재, 워크북, 디지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과 연계된 프로그램이나 시립청소년재단 등에서는 정기적으로 교육자료를 업데이트하며 학교와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은 이러한 자료 접근에 다소 제약이 있습니다. 경제교육을 위한 전문 자료가 학교 현장에 직접 배포되는 경우가 드물고, 일부 자료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포되어 지역 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교재를 편성하거나 단순화된 콘텐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디지털 격차도 문제입니다. 서울 학생들은 경제 시뮬레이션 앱, 모의투자 프로그램, 온라인 학습 툴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지방의 경우 인터넷 환경이나 장비 제약으로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교육 자료의 양과 질에서 서울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며, 이 차이는 교육의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EBS, 금융감독원, 교육부 등에서 제작한 무료 온라인 콘텐츠들이 전국 어디서나 접근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자료 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성: 선택의 폭에서 서울이 우위
서울은 경제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실습 프로그램과 캠프, 박람회, 체험전 등 다양한 체험형 활동이 연중 운영됩니다. 대표적인 예로 키자니아 서울, 한국은행 금융박물관, 서울시립경제센터 등은 경제개념을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학교나 가정 단위로 참여가 가능합니다. 또한, 서울 내 초등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나 자유학기제 수업을 활용해 경제 관련 동아리 활동이나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프로그램의 양과 질이 제한적입니다. 경제교육을 위한 대형 체험관이나 전문 공간이 부족하고, 관련 예산이나 전문 인력의 확보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교육이 이론 위주로 진행되거나, 특정 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만 한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지방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북경제교육센터, 부산어린이경제교실, 광주청소년경제교육연구회 등은 지역 내 학교와 연계해 순회 교육을 진행하거나, 지역 특색을 살린 경제교육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단, 여전히 서울과 같은 밀도 높은 참여 기회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의 학생들은 다양한 경제 활동을 직접 체험하며 실전 감각을 쌓는 반면, 지방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이고 이론 중심의 교육에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부모·교사의 인식 차이: 교육열과 정보격차의 그림자
경제교육을 바라보는 학부모와 교사의 인식에서도 서울과 지방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 지역은 전체적으로 교육열이 높고, 조기 금융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 경제교육 관련 강의나 세미나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더불어 경제교육을 유아기부터 시작하려는 움직임도 많아,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용돈교육’, ‘물건의 가치 이해’ 등을 주제로 한 활동들이 널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서울 소재 교사들은 연수 기회나 네트워크가 풍부해 경제교육에 대한 인식과 실천력이 높은 편입니다. 다양한 교사 연수, 교육연구회 활동, 시범학교 운영 등을 통해 새로운 경제교육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거나 적용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반면 지방에서는 경제교육이 아직 ‘선택과목’ 또는 ‘부가적 활동’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제교육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거나, ‘어린 나이에 투자 개념을 가르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는 결국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교육 기회의 편차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인식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부모와 교사 대상의 경제교육 연계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경제는 단순히 수학이나 사회 과목의 일부가 아니라, 삶의 중요한 가치관과 연결되는 필수 교양임을 공감하게 만드는 노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서울과 지방 간 경제교육의 차이는 자료, 프로그램, 인식 측면 모두에서 분명한 간극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는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정부와 지역사회, 교육기관이 협력해 열린 교육환경을 만들고, 누구나 어디서나 경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경제교육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이며, 그 기회는 모든 아이에게 공평하게 주어져야 합니다.